이름
헬레네 루시아 애들레이드 / Helene Lucia Adelaide
성별
여성
나이
21세
키 • 몸무게
156cm/47kg
마법 특성 계열
빛 속성
외형 서술
결 좋게 빛나는 금발은 언제나처럼 물결과 함께 굽이치며 흩날렸다. 발목 조금 못 미치는 기장이 때로는 거슬릴 법 한데도 자르거나 묶을 생각은 좀처럼 없어 보였다. 왜, 그런 말이 있다지. 전장에서 불리한 긴 머리를 유지하는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라고. 감히 누가 이 마법사의 머리카락 끝 한 번 스칠 수 있을까. 그 용기만은 가상히 여겨주겠다 위로나 건네는 수밖에.
견습생이 되기 전 잘랐던 앞머리는 그 길이를 유지한 채 오른쪽에서 가르마를 탔고 남은 머리는 뒤에서 가벼운 반묶음으로 정리한 후 이리저리 흘러내리도록 두었다. 머리를 묶고 있는 것은 에메랄드색 리본. 누가 주었느냐 물으면 세상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운 친구에게 받았다며 웃었다. 이 리본과 비슷한 눈동자에 늘 사과 향이 났던 그 친구. 사실 소중한 이들의 흔적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모님이 주었던 오팔 펜던트는 목의 초커로, 에스네에게 받은 달 모양 브로치는 반묶음 머리에, 에이셸과 나눈 우정 반지는 왼손 검지, 코델리아가 선물해준 달 모양 펜던트는 허리춤, 그 옆에는 아퀼라와 나눴던 분홍 날개가 있었으며 졸업 전 아퀼라와 맞춘 황금 팔찌 역시 오른 손목에 걸려 있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깊은 흔적은 친구들과의 추억일 테다. 소지하고 다니지 않는 선물들은 전부 귀하게 보관해놓고 있다.
마법 협회 망토를 개조해 탈부착이 가능한 이음줄을 달았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망토가 어깨 부근에 걸려 있으며 헬레네는 종종 거울을 보고 키란 선생님을 떠올리곤 했다. 물론 선생님은 공간 마법으로 고정한 거였지만. 오른쪽 손등에는 정식 마법사임을 뜻하는 검은색 마법협회 문양, 그리고 그 손이 닿을 거리에는 레이피어와 유사한 디자인의 검을 차고 있다. 다른 게 있다면 찌르기보단 베는 용도에 적합하다는 것. 하의는 치마와 바지가 결합된 것으로 품이 큰 바지를 치마가 둘러싼 형태다. 치마의 왼쪽 부분이 트여 있어 평소 보이는 치마 폭과 달리 움직이기 편하다. 직업 특성 상 전투가 잦다 보니 활동성에 가장 중점을 둔 것 같다. 하의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고동색의 부츠형 단화.
여전히 희고 말간 피부는 생기 있게 혈색이 돌았다. 젖살이 빠진 뺨은 전에 비해 앳된 티가 사라져 이젠 제법 어른이 된 태가 나기는 했다. 그래봤자 변함없이 순하게 떨어지는 눈매와 맑은 벽안을 보고 있자면 옛날 그 모습 그대로라 여전히 지난 날의 헬레네처럼 보였지만. 눈가의 붉은 짓무름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표정은 어릴 때처럼 천진하고 온화했다. 하늘을 담아 놓은 푸른 눈은 더이상 그늘 속에 숨거나 그림자 뒤에 가려지는 일 없이 별처럼 빛났다. 실은 한 번도 그렇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므로.
파트너
아우렐리우스
신입생 시절의 선물 친구가 연결의 의식까지 왔다. 이제는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동반자가 되어 함께 하리라. 가장 믿을 수 있는 듬직한 존재로 곁을 내주었고 옆에 자리했으니 검은 날개와 노란 빛이 꼭 밤하늘의 인도자와 닮았다.
성격
헬레네
씩씩하고 활기찬 / 친근한 장난스러움 / 밝은 사교성
“헬레네라, 당연히 기억하고 말고. 무척 밝고 씩씩한 아이였지. 입학 때부터 졸업까지 소란스럽지 않은 날을 세는 게 더 빠를 거야, 그 애는. 인사하는 목소리도 어찌나 쩌렁쩌렁 하던지, 학교 오기 전에는 마을에서 아침마다 맨날 그렇게 인사했다고 하더라. 주변에서 애정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게 티가 많이 나는 아이였어. 견습생 될 때 쯤이었나, 그렇게 좋아하던 마법에도 소홀하고 조금 달라 보이길래 내심 걱정했는데 괜한 우려였던 것 같지. 헬레네는 아마 무슨 일이 생기든 굴복하지 않을 거야. 친구들한테 꿋꿋이 다가갔던 것만 봐도 훤하잖니? 물론 가끔은 장난이 과해서 사고를 칠 때도 있지만 천성이 착한 아이라는 건 모두가 아니까. 헬레네와 자주 만난 게 아닌데도 그 애가 졸업하니 왠지 나까지 학교가 허전하게 느껴지더라. 그렇게나 활기차니 어딜 가든 잘 지낼 거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최근 소식 뭐 아는 거 있니? 마법 협회? 좋아, 어디 맞춰볼까. 분명 마법 수호대 부서의 전투 마법사일 거야. 당연히 알지. 왜냐하면 헬레네는…”
- - 프리뮬러 마법학교 선생님
루시아
호전적인 / 망설임 없이 용감한 / 결코 포기하지 않는
“왜냐하면 헬렌은 호전적인 성격이니까요. 그게 처음 만났을 때 전투 마법사일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물론 편견일 수도 있지만 다 떠나서 이 부서가 제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어요. 대체 헬렌이 수호대 안 하면 누가 합니까? 직접 현장에 같이 파견 나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헬렌이 얼마나 용감한지를요. 물론 나도, 다른 동료들도 그렇기는 하지만 헬렌의 용기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헬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힘을 얻게 해요. 임무를 지시하고 지휘하는 이는 따로 있지만, 헬렌은 그와 다른 의미로 모두를 이끌어주는 것 같습니다. 중심에서 우리를 단단히 지탱해주는 역할이요. 헬렌이라고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닐 겁니다. 다만 그걸 이겨내는 것 뿐이죠. 그것도 한치의 망설임 없이. 헬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거나 결국 주저앉을 사람이 아닙니다. 끝까지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그걸 희망 말고 또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헬렌은 빛나는 사람입니다. 마법 속성 때문이 아닙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빛이 나고, 또 그걸 주변에 나누는 사람입니다. 헬렌은 분명 세상 모든 곳에 빛을 비추려고 할 거예요. 왜 그렇게 확신하냐니, 그야…”
- 마법 수호대 동료
애들레이드
모두에게 다정한 / 꺾이지 않는 강인함 / 굳센 신념
“그야, 루시잖아요. 그거 말고 또 다른 이유가 필요할까요? 루시는 그런 친구고 저는 그걸 잘 알고 있는 걸요. 루시는 여전히 모두에게 다정하고 상냥해요. 강한 자에게는 그보다 더 강해지면서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해져요. 저라는 친구를 지켜주던 작은 아이는 이제 우리 마을을 지키고, 다른 이들을 지키고, 이 세상을 지켜요. 루시는 옳은 것을 위해 싸우죠. 물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절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누구에게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루시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요.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을 위해서요. 루시는 강한 사람이에요. 겉으로 보이기에도 그렇지만 속은 훨씬 더요. 자신을 믿고, 자신이 하려는 일이 옳다는 걸 알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거예요. 루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기가 가진 빛을 나눠주려고 해요. 저도 루시도 컸으니 이젠 알죠. 빛이 강해지면 그림자도 강해진다는 걸요. 세상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것도. 하지만 루시는 그 그림자마저 비추려고 할 거예요. 모든 곳에 빛이 닿도록 만들 거예요. 그렇게 될 거구요. 루시는 포기를 모르니까요.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저는 제 친구를, 그 마법사를 믿고 있어요. 저는, 루시를 믿어요. 루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예요.”
- 더없이 환한 미소와 함께, 절친 오펠리아
지금은 모든 아픔을 달래는 시간
다가올 시련 앞에 맞서 이겨낼 수 있게
꿈결에 실어 흘려 보내요
나를 믿어요 잠들어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특징
01 이름
헬레네 루시아 애들레이드. 미들네임은 엄마로부터, 성씨는 아빠로부터 물려 받았다. 헬레네란 이름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지은 이름이다. 달과 횃불이라는 뜻이 있다던데. 헬레네가 가진 빛은 달빛일까, 혹은 불빛일까. 그도 아니면 다른 것일지도, 전부 다일지도 모르겠다.
변함 없이 미들네임과 애칭을 좋아한다. 그리 불러달라 어필하는 면도 여전했다. 주로 불리는 애칭은 헬렌과 루시.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선 그 밖에도 루시아와 네네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파트너에게 불리는 호칭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마법사님, 파트너님부터 시작해서 루시, 로드, 천사… 대장. (!)
02 생일
생일은 9월 10일, 탄생화는 흰색 과꽃으로 어린아이들이 꽃잎놀이에 주로 쓰고는 했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한 장씩 똑똑 떼어가며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좋아한다…
헬레네의 태몽은 하늘과 바다였다. 정확히는 낮처럼 해가 뜬 푸른 하늘과, 바다에 반사되어 비춰진 밤 하늘. 꼭 다른 세계가 서로 마주본 채 맞닿아 있는 것처럼.
대체로 믿음이란 뜻을 가진 과꽃들이 으레 그렇듯 헬레네의 탄생화도 믿는 마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헬레네는 이제 믿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안다. 그것이 가진 힘도. 다른 이를 믿기에 앞서 그 누구보다 자기자신을 강하게 믿고 있으므로.
03 가족
외동딸을 둔 3인 가족으로, 셋이 살기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집에 살고 있었으나 정식 마법사가 된 후 파트너와 함께 여행을 떠나더니 곧장 마법 협회에 들어가는 바람에 이제는 두 사람 몫의 집이 되었다.
엄마 프레이 루시아 디아즈. 48세의 동화 작가이며 그간 꾸준히 집필해온 덕에 인지도가 높아져 어느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든 프레이의 책을 만날 수 있다. 그 덕분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며 얼마 전부터는 출판하지 않을 개인작을 하나 쓰고 있다고 한다. 별을 닮은 한 작은 소녀가 빛 마법사가 되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아빠 아스터 애들레이드. 46세의 삽화가로 프레이가 유명해짐에 따라 함께 이름이 알려져 이따금 외주 요청이 들어와, 육아에 썼던 시간을 외주 작업과 아내 챙기는 일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지 않았냐며 아내의 건강을 살뜰히 살피는 중. 바쁜 딸아이 얼굴을 못 본 지 반 년이 다 되어가지만 보내는 편지엔 언제나 응원의 말을 적을 뿐이다.
04 취미
더이상 책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어릴 땐 꼭 그림 있는 책만 골라 봤지 않느냐면서, 그것도 글 부분은 쏙 빼놓고 삽화만 봤었다고 하면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시치미를 뚝 뗄 것이다. 내가 언제? 지금은 오히려 여행을 통해 쌓았던 견문을 더 넓히려는 듯 다양한 책을 찾는 편. 일주일에 한 권씩은 읽으려고 한다.
굿모닝과 굿나잇키스에 희생 당하는 대상은 학교 친구에서 협회 동료들로 바뀌었다. 물론 프리뮬러와 큰 차이는 없다. 잘 받아주는 이가 있으면 도망가는 이도 있고 거부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상대는 바로 그 헬레네! 철벽을 뚫는 사교성에 결국 굴복한 경우도 몇 되었다. 제 파트너와는 여전하다. 가끔 발라당 뒤집어서 배방구 와랄라 하는 것까지.
비행에 로망이 있더니, 이제는 틈만 나면 파트너의 힘을 빌려 비행을 하곤 했다. 그래, 본인은 신수도 공간 속성도 변형도 아니란 거지. 우스갯소리로 파트너 신수 등에 헬레네 전용 방석을 달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
여전히 나무 타는 걸 좋아하고 또 즐겨했다. 예전처럼 숲을 탐험하거나 모험하는 건 아니지만 나무에 올라 쉬거나 경치를 구경하는 건 늘 재미있는 모양.
편지를 자주 쓴다. 대상은 주로 가족과 친구들. 특히 학교를 함께 졸업한 친구들에게는 못 해도 2주에 한 번씩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고 있다. 안부를 묻는 내용도 있지만 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설령 상대가 궁금해 하지 않을지라도!
거르지 않고 마법 연습과 연구를 했다. 협회의 동료에게 이런저런 도움을 받기도 했으며 파트너 신수가 전투 상황을 가정하고 상대해주기도 했다. 그럴 때면 검을 다루는 연습도 꼭 병행하고는 한다.
05 특기
타고난 손재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발전해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처음 하는 것이라도 금방 소화해내 언제나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냈다. 능숙한 양손잡이라 작업 방식이나 방향에 구애받지 않는다.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요리해주던 취미 덕분인지 요리와 플레이팅이 수준급이다. 특히 친구들에게 자주 만들어주었던 요리를 가장 잘하는 것 같다.
한때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돋보였던 연기력은 나이를 먹으며 터득한 능청과 합쳐져 누구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언변 실력이 되었다. 이따금 헬레네가 작정하고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얘 그냥 여행 다니면서 장사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했지. 동료 한 명은 너 사기꾼이냐는 발언을 했다.
어디서든 잘 잔다는 걸 특기로 내민 것도 웃기지만 그 못지 않게 이것도 특기인가 싶은 게 있었으니, 바로 헬레네의 인맥이다. 마법 세계에서 헬레네만 거치면 한 다리 안에 누구든 찾을 수 있다며? 그런 과장된 얘기에도 헬레네의 행보는 왠지 그 말 진짜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빛 마법 전반에 걸쳐 능통한 편이지만 치유 구동식에 있어서는 통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수많은 연습을 거친 노력의 결실이겠지. 그 사실 하나만으로 현장에서 헬레네의 존재감은 이루 말할 데 없이 짙었다. 이것도 제법 뛰어나다 싶은 건 환상계열 마법, 그리고 기본 빛 마법과 정화 마법이 그 뒤를 이었다. 정령은 급하게 손이 필요할 때, 간단한 도움을 요청할 때 소환한다. 나비 날개가 달린 요정의 모습을 한 두 정령의 이름은 각각 페어리, 테일.
레이피어와 유사한 디자인의 베는 검을 소지하고 다니는데, 모르는 이가 그 실력을 본다면 아마 도저히 마법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아주 특출난 건 아니어도 홀로 여럿을 상대할 때 밀리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마법사가 웬 검술인가 하니 빛 속성 마법에는 공격용 구동식이 없다며 대뜸 불평한다. 그러니 어쩌랴, 물리 속성을 따로 익히는 수밖에. 이렇다 보니 공격 마법이 가능한 파트너 신수가 되려 상대를 붙잡아 서포트하고 헬레네가 부숴버리는 식의 장면도 심심찮게 나왔다. 결과가 좋으면 됐지!
06 호불호
꿀처럼 단 것을 좋아하는 것도, 케이크와 마지팬을 좋아하는 것도 변함이 없었으며 한 번쯤 마지팬을 산처럼 쌓아놓고 먹어보고 싶다는 소원 역시 여전했다. 다시 한번 버킷리스트, 체크.
사람들이 좋았고 신수들이 좋고 이 세상이 좋았다. 이 땅 위에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글쎄. 오늘 따라 햇빛이 좋아서, 곧 비가 올 것 같아서, 기다리던 편지가 도착해서, 꿀 우유가 달아서, 풍경이 예뻐서. 그래서 그런 거라고 치자. 마땅히 이유가 없으니 어떤 것을 갖다 붙이든 다 명분이 되리라.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는 세상이니 자연히 애정하게 되었을 따름이다.
마법, 파트너, 친구들, 빛, 추억, 나를 구성하고 현재를 이루고 있는 그 모든 것들. 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어준, 지금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만들어준 모든 것.
싫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옳지 않은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그건 각자 기준이 다른 거 아냐? 옳고 그름을 어떻게 판단해? 하지만 헬레네의 눈빛에는 한 점의 흔들림도 없다. 제 신념을, 제가 선택한 길을 믿고 빛을 비추는 자의 걸음은 늘 그런 법이다.
설마 건포도 빵 아직도 싫어해?
뭐야, 한 판 싸우고 싶으면 말로 해요.
07 습관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말버릇이 된 반존대는 한 번 굳혀진 이후 쉬이 바뀌지 않았다. 다만 상대를 가리키는 호칭만은 고정적으로 반말이며, 존댓말이 더 많았던 것에 비해 졸업 후 반말이 더 늘어났다.
이제는 칭찬을 하면 좋다고 활짝 웃는다. 책임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던 버릇도 사라졌다.
높은 곳에 있다가도 이동해야 할 때면 바로 뛰어내리는 것이 새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변형이나 공간도 아닌 빛 마법사가 뛰어내렸다고 놀라지 말자. 몇 초 뒤면 하늘을 가릴 만큼 크게 펼쳐진 날개 위에 앉아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까.
08 졸업, 그 후
졸업을 몇 년 앞둔 시점부터 검술과 체술을 본격적으로 익혔다. 진정한 물리 법사로 거듭나자, 뭐 그런 건 아니었겠다마는 빛 속성에 공격 구동식이 없다는 게 어릴 때부터 내내 불만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서로 천사님 천사님 하며 가깝게 지내던 아우렐리우스와 대화를 나눈 끝에 원활히 의식을 진행했다. 성격도 성향도 잘 맞는데다 이상향도 비슷하게 닿아 있어 친구로서도, 파트너로서도 무척 잘 맞는 모양.
의식 직후 파트너와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이 계속 붙어 있었다. 막 졸업했을 때에는 함께 헬레네의 마을에서 잠시 머물렀고, 그 뒤에는 1년 조금 안 되는 시간동안 세상 곳곳을 돌아다녔으며,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는 마법 협회에 들어갔다.
소속된 부서는 마법 수호대로, 협회의 전투 마법사다. 대지 마법은 활용도가 높지만 아우렐리우스는 파트너를 지키기 위해 서포트와 방어에 좀 더 무게를 두었으며, 헬레네의 빛 마법은 그야말로 보조에 치중되어 있어 서포트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팀이 되었다.
팀의 특성 상 전세를 한 번에 뒤집기 좋아 긴급 지원에 자주 파견되는 편이다. 주로 아우렐리우스가 헬레네를 전투 지점 한가운데에 떨구고 헬레네가 광역 환상과 치유 구동식 연계로 아군을 지키고 나면 아우렐리우스가 상황에 맞춰 공격이나 속박 마법을 거는 방식이다.
헬레네의 존재감으로 인해 전투 중 노려지는 일이 잦지만 다가갈라 치면 솟아오르는 바위에, 날아오는 돌에, 땅에 발이 묶이는 것까지 감수해야 하니 근처에 접근하는 것부터 불가능했다. 만신창이가 되어 어찌저찌 뚫어도 눈 앞에 칼 끝이 들이밀어지니 차라리 전의를 상실하는 쪽이 마음은 편하겠다.
이렇다 보니 비단 협회에서 뿐만 아니라 마법사 사이에서도 인지도 있는 팀이 되었다.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빛 마법사에, 해를 가리고도 남을 검은 날개의 대지 신수.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둘은 오늘도 한 건 해결했다는 것에 신나하며 오늘은 털을 빗을까 말까, 저번엔 48729의 아우렐리우스가 나왔는데 오늘은 얼마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내용으로 떠들며 즐거워 하는 중이니까.
그런대로 제법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적어도 서로가 있는 한, 사랑하는 세상 속에서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는 한 언제까지고 행복할 테니.
때는 가장 빛나는 시간
하늘에서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봐
마음껏 달려 봐 두려워 마
/뮤지컬, 팬레터
텍관
<서로의 쉼터가 되어주는 친구>
<답장 없는 편지>
<어린 시절의 꿈>
<평생과 영원이라는 것>
<서로의 돈독한 안식처>
<자유의 달빛, 믿음의 별빛>
<교환일기와 여행 기념품>
<세상을 비추는 두 개의 빛>
<맞닿아 있는 목소리>
<완전한 신뢰, 최고의 친구>